SEL 10-18 렌즈를 구매했었다. 그리고, 2주 후 눈물을 머금고 환불을 받았다. 이유는 10mm에서 주변부 광량저하로 인한 magenta cast 때문이고... 풍경에 쓰려고 산건데 풍경에서 원치않은 색을 만들어내는 렌즈는 원하지 않았기에 보내버렸다.

AS 기사 분은 별로 심도있는 이야기를 하진 않았고. 그게 내부 방침인지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한테 별로 설명할 필요성을 못느낀건지, 결함을 시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랬는지. 그러나 저러나 어찌되었건 원인이 알고 싶은 공대녀는 nex의 구조에 대해 좀 더 파 보기로했다.


미러리스는 DSLR에 비해 바디의 두께가 혁신적으로 얇아졌다. SLR에서 'R'을 이루고 있는 요소가 빠졌기 때문인데 SLR의 구조는 알아서들 공부를... 'ㅅ')ㅋㅋ 미러를 없애서 휴대성이 좋은 카메라를 만들어낸 것이다. 두께를 줄인 대신에 생긴 문제는 짧아진 플렌지백 되시겠다.


플렌지백(flange back) : 렌즈 마운트 부분, 그러니까 렌즈와 바디의 접합면을 flange라고 부르고 flange와 결상점(상이 맺히는 위치. 디지털카메라는 센서, 필름카메라는 필름.)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nex시리즈의 센서는 APS-C 이고 1620(혹은 1610)만 화소를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nex-7은 같은 APS-C 크기이지만 2430만 화소를 가지고 있는 고화소 센서다. 여기까진 fact이고 지금부터는 내 가설이다. 


넥7은 다른 넥스들과 다르게 같은 크기에 고화소로 픽셀 맵핑이 되어있기 때문에 하나의 픽셀이 차지하는 영역이 작을 것이다. 그리고 광각렌즈라면 센서의 주변부로 들어가는 빛의 입사각이 더 작을 것이고. 그리고 r/g/b 로 분리되어 기록되는 디지털 정보가 어쩌다가 색깔별로 광량이 달라졌을 것이다. (소프트웨어적인 버그일까 빛의 특성상 그럴 수 있는건가?) 상대적으로 픽셀 크기가 작은 넥7에서 그 현상이 더 극대화 되었겠지. 픽셀당 들어오는 빛의 양이 작을테니까.


결국, nex-7과 함께 광각렌즈를 쓰고 싶다면 magenta cast를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고. 소프트웨어적인 버그는 해당 케이스에 맞게 수정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소니가 펌웨어를 내어주는 속도라면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을 바라는 건 무리. 문제를 인식했는지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기약도 없고.


이번 일로, 아끼던 카메라에 큰 실망을 느끼고 체념도 했다. 일개 소비자가 되어서 뭐 할 일이 있겠는가. 필름카메라 들고 다니던 그 시절 처럼 내게 허락된 화각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걸 찍을 뿐이지. 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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