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읽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반전도 없는, 보는 내내 담담하기만 한. 그런 느낌이다. 누군가 흔해빠진 내 이야기를 책으로 썼는데 이런 것으로도 베스트셀러가 되는거구나.
나는 지금 슬퍼야하나? 우울증으로 고통받아야 하나? 사는게 고통이라 말해야 하나?
우리 부모세대는 겪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간다. 근데 그게 또 여전히 우리 부모가 가던 길이다. 사회는 변했는데, 또 사회는 그대로다.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다.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들 조차도 자신의 딸들이 자라서 지금 옆에 앉은 흔한 직장맘이 되고,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 살아가는 사실을 가끔 깜빡한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대학가고 취업해도 다 소용없다. 당신은 당신 딸을 줄세우고 그리고 잘라낸다.

나는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노동운동가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특별히 불행하지도 않다. 그냥 나는 매 순간 그냥 나로 살고 싶었다. 82년생 김지영은 그렇게 나를 부정당한다. 그리고 나는 없어진다. 죽은 선배언니나 친정엄마의 탈을 쓰고서야 내가 나오게 된다.

결국은 벽을 향해 독백하는 느낌이지만....
세상 모든 김지영이 자신으로 살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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